류형준 약사의 ‘새로운 관점의 한약제제학’은 약사회원들이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이해 할 수 있는 한약제제이론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치유약학으로 약국에서 약사의 역할을 확대하고 자신감과 자긍심을 심어주고자 연재를 20회에 걸쳐 게재한다. 약사님들의 많은 관심 바란다. <편집자주>

△통합의학의 구성: 해부생리학, 병리학, 약물학으로 재해석된 본초학

선인들의 경험과 지혜의 결정체로 전해온 전통의학인 한방은 임상효과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이론적인 체계에서 현대의학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찾지 못해 의학이론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대체의학의 일부로만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이 이론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통합의학이 필요하다. 통합의학은 전통의학을 현대의학으로 재해석해야 하는 것으로 전통의학의 새로운 도약이며 과학화의 실현이다. 전통의학을 현대의학으로 재해석하기 위해서는 첫째, 현대의학의 해부생리학과 병리학을 기본으로 인체의 생명체계와 병의 원인을 공부해 의학의 기초를 쌓아야 한다. 둘째, 본초학에서 설명된 약재의 효능 효과와 치험례를 참고해 약재가 그러한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약물학적으로 어떠한 효능효과가 있을지 분석하고 유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연구 방법

연구를 위해서는 먼저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이 동일한 사람의 질병을 개선하기 위한 것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하지만 현대의학을 전공한 약사나 의사가 전통의학을 접하면 첫째, 전통의학의 생명체계가 현대의학의 생명체계와는 너무 다르게 정리돼 있음에 놀란다. 둘째, 그러한 생명체계들이 실험을 통해서 합리적으로 증명된 것이 아닌 뛰어난 창의력을 가진 천재들의 비약과 직관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해 또 놀란다. 셋째, 천재들의 전통이론이 서로 통일된 이론 체계를 형성하지 못해 소통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통의학이라는 커다란 카테고리 속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상호보완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에 또 다시 놀라게 된다.

비합리적인 전통의학이론을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풀기 위해 아래와 같은 전제가 있어야 한다.

첫째, 통합의학은 자연과학을 기초로 해야 한다. 전통의학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이 분리되지 못하고 경험적〮인문과학적인 요소가 섞여있다. 이러한 전통의학에서 인문과학적인 요소는 철저히 버리고 자연과학적인 요소만을 채택해야 한다.

둘째, 통합의학의 기본은 현대의학이다. 의학을 공부하려면 먼저, 해부생리학을 통해 인체의 구조와 정상적인 생리현상을 알아서 질병이 없는 건강한 몸에 대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다음은 병리학을 통해 정상에서 벗어난 질병상태를 공부한다. 마지막으로 잘못된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약물학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통합의학은 과학적인 실험과 임상 속에서 기초를 단단하게 해서 현대의학의 해부생리학, 병리학, 약물학의 이론적 체계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셋째, 현대의학의 바탕 하에 본초학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본초학을 보면 선인들의 경험과 관찰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고 상세함에 매번 감탄한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의학체계가 발달하지 못한 관계로 경험들의 해석에서 오류가 생기고 여기에 인문과학적인 요소가 들어오면서 자연과학으로서의 좌표를 잃고 말았다.

따라서 한방서적에 기술된 경험적인 실증사례에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을 대입해서 그 당시 기술된 질환이 무슨 원인으로 어떤 증상을 나타내는 질병인지 찾아내야 하고, 그 질환을 치료하는 한약이 약물학적인 관점에서 어떤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풀어내어 본초학을 재해석해야 한다.

△통합의학, 경질환 중심의 한약제제, 한약제제와 일반의약품과 병용

이제 시작하는 한약제제학은 첫째, 전통의학을 현대의학으로 재해석한다는 전제하에 연구하고 결론지은 것들로서 전통한방 이론보다는 현대의학적인 관점에서 풀이해 설명했다.

둘째, 전통의학을 쉽게 접하게 하기 위해 이미 제품화된 한약제제 중에서 자주 사용되거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한약제제를 중심으로 강의범위를 정했다. 셋째, 강의의 실용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빠르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경질환에 응용할 수 있는 한약제제로 주제를 정했다. 넷째, 한약제제와 일반의약품을 상호보완적으로 병용해 보다 나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인체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손쉽고 간단한 방법들을 정리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함께 설명했다.

 

△당부의 말

중국의 등소평은 흑묘백묘론에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라며 국가발전을 위한 실용주의를 주장했다. 약학에서도 한약이든 양약이든 병을 잘 고치는 약이 최고의 약이고 약학 실용주의에 따라 양약과 한약을 가리지 않고 좋은 약을 찾아서 활용할 줄 아는 약사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의약품 중 양약은 중요한 효과의 약들이 의사의 처방전을 필요로 하는 전문약으로 분류돼 있어 약사가 독자적으로 환자에게 적용하기는 많은 제약이 있다.

하지만 한약은 아직 의약분업이 되지 않았고 한약제제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서 처방전 없이 독자적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또 다양한 방식의 개봉판매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으므로 약간의 노력으로 정확한 용법만 알면 얼마든지 효과적인 응용이 가능한 분야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병을 잘 고칠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보면 양약과 한약의 구분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병을 고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약물이 인체에 어떤 효능이 있고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 지 더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질병치료에 어떤 약물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면 한약제제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양약과 한약제제의 상승효과를 위한 약재들의 병용투여에 대한 연구도 약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한약제제를 처음 접하는 초보약사로 새롭게 한약제제를 준비하는 경우나, 한약제제에 대한 준비가 미흡해 추가로 한약제제를 준비하는 경우에는 위 표와 같이 미리 마련하면 도움이 된다. 나머지 부족한 점은 일반의악품으로 보강하면 된다. 한약제제에 대한 설명은 한약을 처음 접하는 초보약사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한방적인 관점보다는 다소 미흡하지만 현대의학적인 관점에서 한약제제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활용하는데 중점을 뒀다.

류형준 약사(예스킨 대표)

또 현대의학의 기본인 해부생리학, 병리학, 약물학을 전통의학이론과 비교하면서 인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전통의학을 단순히 옛 지식이 아닌 생생하게 살아있는 선인들의 의학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질병치료에 대해 어떤 약물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면 한약제제에 대한 연구는 필수적이며 의약분업시대에 의사의 처방전 없이 독자적으로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한 효과적인 약물군을 얻는 것으로 질병관리에 있어 약사들의 영역이 넓어지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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