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준(54. 중앙약대) 약사는 한약제제를 다루는 약사들에겐 낯설지 않다. 그는 현대의학적 관점에서 한약제제를 재해석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류 약사는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의 대립적 관점에서 벗어나 질병의 치유에 대한 실용주의를 주창한다. 중국 등소평의 유명한 ‘흑묘백묘론’처럼 ‘쥐(질병)를 잘 잡는 고양이(약물)가 좋은 고양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한약제제에 정통한 한 약사는 그를 이렇게 평가했다.

“현대의학의 약물학적인 개념으로 통증을 치료하는 해열진통제, 독소를 배출하는 이담소화제, 세균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항생제 등으로 한약재를 분류해 한약을 전혀 공부하지 않은 왕초보 약사들도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을 보고 크게 감탄했다.”

전통의학에서 근거가 불확실하거나 과학적 요소가 결여된 일종의 인문과학적 요소만 솎아 낸다면 훌륭한 치유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그의 주장과 이론은 한약을 어려워하는 젊은 약사들에게 용기를 준다.

류 약사는 “증상 위주의 치료법이라는 현대의학의 획일화된 관점에서 탈피하고, 체내 질환의 원인을 찾는 전통의학의 지혜를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이론과 관점은 책 출간과 관련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2016년 나온 ‘누구나 알기 쉬운 한약제제 길라잡이’는 한약제제가 낯설고 어려운 전통방식이 아닌 약사들이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제라는 것을 깨닫게 한 책이다.

올해 4월 출간한 ‘천기누설 건강법’은 림프순환촉진과 항바이러스제에 초점을 맞춰 질병관리에서 두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한 책이다.

류 약사는 “원활한 림프순환은 질병을 예방하고 병을 이겨내는데 필요한 핵심 사항”이라며 “현대의학에서 제대로 된 치유법을 제시 못하는 많은 질환들 중 상당수가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에서 림프순환에 대한 막연한 개념을 뛰어넘어 질병관리의 중요한 개념을 확립했다. 아울러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만성질환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질병관리의 방법을 제시했다.

류 약사는 이론에 따른 제품도 내놨다. 항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안티플러스와 림프순환을 촉진하는 써클4.U가 그것이다. 누구나 취급할 수 있게 식품으로 개발해 약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그의 이론과 제품을 통한 상담사례에 공감하는 약사들이 늘고 있다.

그가 이끄는 약사들의 네이버 밴드 모임에 1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5월에 만든 밴드인데 불구하고 하루에 5~10건의 체험사례와 질의응답이 올라온다.

류 약사는 의약분업 이후 평범한 약국의 길을 벗어나 한약제제를 다루는 외길만을 걸어 왔다. 처방과 매약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그는 “내 이론과 제품이 필요한 약사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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