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겋고 가려우면 약사 앞으로? 약국전용 화장품 ‘관심’

전용제품 통해 약국·환자도 ‘활짝’…상담위한 다양한 방안 필요

2019-08-26 06:00:20         이우진 기자 wjlee@kpanews.co.kr

8월 중순에도 쉬이 떨어지지 않는 기온에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피지가 왕성해지는 계절에는 모낭충으로 인한 가려움증 등을 비롯 여러 피부 트러블이 더 심해진다.

피부문제가 고민이 되고 있는 요즘, 약국가에서 약국용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드럭스토어라고 불리는 화장품 편집점포로 인해 입지가 좁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약사가 소비자의 상태를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정확하게 사용하고 나아가 생활습관을 개선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금 떠오르고 있는 약국용 화장품과 일선 약사의 생각을 모아 약국 화장품이 소비자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들여다봤다.<편집자 주>

여름이면 득실거리는 피부 속 벌레
소비자 피부 위한 새 움직임도

모낭충은 사람의 얼굴에 붙어사는 기생충으로 진드기의 일종이다. 보통 모낭 한 개당 1~3마리 정도가 서식중인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연구 결과 성인 인구의 약 97%는 얼굴에 모낭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몸에 오랫동안 자리잡은 모낭충이 최근 현대인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옛날에 비해 나빠진 환경과 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각종 피부질환 때문이다.

모낭충의 과다한 증식과 활동은 여러 피부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낭충의 과다한 증식과 활동은 여러 피부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인은 먼지와 배기오염 등으로 인한 외부 환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피부질환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연구가 많이 나온다. 특히 습도와 온도가 높아지면 모낭충은 우리 몸의 왕성해진 신진대사에 따라 모낭충 역시 더욱 활발하게 움직인다.

모낭충이 과도하게 활동할 경우에는 가볍게는 가려움증을 비롯해 피부염까지 유발한다. 피부질환이 있는 이의 경우에는 모낭이 아닌 진피층까지 들어가 염증을 악화하기도 하며 더 심해질 경우에는 탈모의 가능성까지 있다.

약국가에서 화장품을 통한 소비자의 피부 개선에 주목하는 것은 피부 트러블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부작용이 없는 좋은 화장품을 선택하고 정확하게 사용하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성분에 대한 이해와 분석, 위해물질에 대한 관리를 돕는 동시에 건강한 피부를 위한 생활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움직임에 약국용 화장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나선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약사인 류형준 대표가 세운 예스킨이다. 예스킨의 경우 모낭충 살균제 특허물질을 사용하고 인체에 위해를 가하거나 여드름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한 화장품을 내놓으며 약국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예스킨은 자사가 추구하는 ‘배달약학’의 약물학적인 원리를 피부에 적용시켜 화장품 제형으로 만든 제품을 내놓고 있다.

배달약학은 전통의학이론이 가진 생약·한약제제의 장점을 현대 약물학 이론에 적용해 만든 것으로 회사는 실제 배달약학에서 사용했던 다양한 성분을 화장품으로 만들어 피부에 직접 작용하고 모낭충을 박멸해 가려움과 각종 문제 요소를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병원성 미생물 박멸을 시작으로 모낭충 제거, 림프순환촉진, 지방대사 촉진, 단백동화 촉진, 피부 가려움증 개선과 항염작용, 모근 활성화 작용, 남성기능 활성화 작용 등에 효과가 있는 처방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피부질환자 문턱 닳도록 오지만…
약보다 소비자 저항감 낮아 약국도 관심

 

일선약사 역시 약국용 화장품의 필요성과 향후 가능성에는 집중하지만 실제 상담에 필요한 제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의문을 제기한다.

피부과 앞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영등포시장약국 김영민 약사는 일주일당 약 1000명의 피부질환자를 만난다. 고령층의 환자비율이 70%가량에 달하다보니 특정의약품을 구매한 뒤 재구매율 역시 높은 편이다.

환자 역시 가려움증(피부소양증)과 건선질환자가 많다. 김 약사는 이들에게 처방으로 나온 전문의약품이거나 보습에 필요한 우레아성분의 일반의약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화장품 역시 권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입품에 대한 가격저항이 있어 파마슈티컬이라 불리는 제약사의 화장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질환 상담에 맞는 화장품은 각 증상에 따라 권하지만 70% 수준의 환자가 처방전을 가지고 오는데에 맞춰 화장품을 바르도록 권하고 있다. 더욱이 다양한 질환과 원인에 따라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상담을 진행하지만 상담에 포인트를 줄 팁이 마땅치 않다.

 

김영민 약사의 약국에서 판매중인 화장품.

 

 

그는 근처 피부과 의료기관이 권하는 제품의 경우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지 않아 순한 화장품으로 권할 수 있지만 반대로 증상이 빨리 완화되지 않아 환자의 호전에 아쉬움을 느낀다는 입장과 함께 피부질환에 효과가 좋은 제품이 시장내 나와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일주일에 약 20~30명의 피부질환자가 방문한다는 대전누리태평양약국 강경애 약사는 약국용 화장품을 거의 취급하지 않고 있다.

 

약국을 찾는 이들은 무좀, 가려움증, 건조증, 습진, 아토피 등의 증상으로 문턱을 밟지만 실제 재방문율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중장년 환자가 많지만 항히스타민제와 연고류를 취급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들에게 권하는 제품 역시 스테로이드성 연고가 위주다. 더욱이 화장품의 경우 판매량이 적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강경애 약사

 

 

강 약사의 경우 피부질환의 원인을 찾아 생활수칙 안내를 병행하고 이를 복약상담에 적용하지만 제약사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특정한 무언가를 요청하지는 않고 있다.

영화약국 박애숙 약사도 화장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매주 약 50명의 환자가 피부질환을 겪은 뒤 방문함에도 상대적으로 지명구매 혹은 지속적으로 재구매하는 제품 외에는 약국에 잘 들여놓지 않는 경우다.

 

이들 환자가 무좀, 버짐, 어루러기, 습진, 접촉성피부염, 갑상선 저하증 등 다양한 이유로 약국을 찾지만 정작 권할 제품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무좀 등의 경우에도 연고류 등을 권하는 수준이다.

박 약사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아토피 등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화장품 등이 약국 시장에 구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많은 제품으로 피부 상담을 진행하지만 상대적으로 시각적인 자료가 부족한 경우 등도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실제 그는 예스킨 등의 약국 전용 화장품 등에도 복약상담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그는 이곳에서 판매하는 ‘예스키놀젤’의 샘플을 사용한 뒤 소양증 등에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국전용 화장품을 취급하는 이들은 의약품에 비해 환자의 저항감을 낮추면서도 약사의 지식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문온누리약국에서 근무하는 임준열 약사는 피부질환자를 매우 흔하게 본다. 특히 이들은 무좀이나 소양증 등의 증상에서 스테로이드성 연고 등을 주로 사용한다.

해당 약국을 방문하는 이들은 진균 습진, 질염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대에 성별을 가리지 않는데 실제 예스킨의 예스키놀젤과 ‘안티코아리’ 등의 제품을 권유하면서 약국과 소비자 모두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실제 그가 상담한 이 중에서는 여드름 혹은 두드러기, 각질 등으로 인해 이른바 ‘피부가 뒤집어지는’ 환자가 사용 후 매우 완화가 됐다는 반응을 임 약사에게 전하기도 했다.

임 약사는 특히 여드름의 경우 일반의약품으로 복약상담을 진행하지만 너무 강해서 환자에게 부작용을 끼칠 수 있는 점 혹은 즉각적효과가 적은 약물로 환자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으나 해당 제품의 상담을 통해 증상을 완화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화장품의 특성상 ‘약’에 비해 권유가 편하고 환자의 저항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담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김정혜 약사는 실제 약국전용 화장품을 사용 후 피부상태가 호전된 이들을 겪은 경우다.

 

 

일주일에 약 20~30명의 피부질환자가 방문한다는 숲속약국 김정혜 약사는 화장품을 직접 공부하면서 약국을 찾는 이에게 추천하는 이다.

김 약사의 약국에 오는 환자 역시 주로 50대 이상의 장년층 환자가 많다. 소양증 혹은 염증 등으로 일반의약품을 원하는 경우다.

김 약사는 처음 일반의약품을 통해 가려움을 치료하며 약국화장품을 같이 다뤘으나 매출 감소로 인해 취급을 머뭇거렸다. 그러나 약국전용 화장품을 다루면서 환자의 호전을 도왔다.

김 약사의 경우 안티코아리와 닥터예스키놀젤을 비롯해 ‘오분애폼앤팩’ 등 세안제품을 취급하면서 아토피나 소양증 등을 겪는 환자의 호전을 봤다고 밝혔다.

 

약국화장품, 어떻게 상담해야 할까
접근성 더욱 높여야…자신감으로 추천하는 자세도

 

약국전용 화장품을 다루고 싶어하거나 이미 다루는 이들은 향후 상담에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필요함을 밝혔다.

박애숙 약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환자 상태에 호전을 줄 수 있는 화장품을 권하고 싶다”며 “배달약학의 경우 환자에게 (사용 필요성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상담 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준열 약사는 “소비자의 부담과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 실제 호전 사례를 소개하는 것도 좋은 상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화장품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이는 약사이지만 약국에서는 (화장품을) 취급하지 않는다. 약사 직능과 가장 잘어울리는 약국전용 화장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기능식품 등 컨슈머헬스케어 제품을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으면서도 좋은 접근으로 화장품의 영역을 약국으로 끌어당기면 새로운 약국 경영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이는 약사 스스로가 제품을 공부하고 상담해줄 수 있는 충분한 자신감을 갖춰야 한다는 반응도 남겼다.

김정혜 약사는 처음 화장품을 판매할 때 화장품의 샘플을 사용하게 하고 효과에 만족할 경우 직접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의약품을 찾는 이에게 자신이 추천할만한 제품임을 설명하면 환자의 심리적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화장품 등의 제품은 직접 성분 등을 공부하고 사용하면서 약사 스스로가 제품을 권유하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약사의 자신감은 결국 환자의 믿음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어떤 일반의약품이든 내가 모르는 것은 판매하지 않는다. 제품에 대해 경험과 양심을 가져야 상담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예스킨 등 약국전용 화장품의 경우 소비자 혹은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상담 역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