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준 약사의 ‘새로운 관점의 한약제제학’은 약사회원들이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이해 할 수 있는 한약제제이론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치유약학으로 약국에서 약사의 역할을 확대하고 자신감과 자긍심을 심어주고자 연재를 20회에 걸쳐 게재한다. 약사님들의 많은 관심 바란다. <편집자주>

본초학은 약재에 대한 효능효과와 임상응용을 설명한 것으로 전통의학의 결과물 중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 본초학은 오랫동안 질병과 싸워온 선인들의 지혜의 보고로 첫째, 질병치료에 사용 가능한 약재군을 찾아낸 것이다.

이미 오랜 시간 먹어서 부작용이 적고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재를 찾아낸 것으로 천연물 중에서 약으로 사용 가능한 것을 찾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둘째, 약재에 대한 효능효과와 임상응용을 기록한 것이다.

관점을 달리 보면 본초학에 기록된 효능효과와 임상응용은 전통적으로 활용된 약재들의 임상실험기록들이다. 아직 의학적인 발전이 미비해 제대로 된 해석이 이뤄지지 못했던 것을 현대의학적인 관점에서 약물학으로 재해석하게 되면 전통의학은 신비주의에 의존하지 않고 합리적인 해석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본초학의 내용들이 약물학으로 해석되면 한약처방은 현대의학으로 손쉽게 해석된다.

△해표약을 해열진통소염제로

해표약으로 분류된 약재들의 효과를 살펴보면 산한해표(散寒解表), 거풍지통(祛風止痛). 발한해기(發寒解肌), 거풍산한(祛風散寒), 승습지통(勝濕止痛), 발한해표(發寒解表), 발표산풍(發表散風), 해표산풍(解表散風), 통규지통(通竅止痛), 해기퇴열(解肌退熱), 소산풍열(疏散風熱), 소산퇴열(疏散退熱) 등이 있으며 이것을 풀이해 보면 대부분 해열작용, 진통작용, 소염작용, 발한작용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약재에 따라 특별한 효과가 있는 것도 있지만 공통적인 효과를 참고해 해열진통소염제로 분류했다. 해표약의 해열진통소염제의 효과는 림프순환촉진과 연계된다.

또한 해표약은 신온해표약과 신량해표약의 구분돼 있다.

해표약=해열진통소염제

• 신량해표약: 해열진통소염제 작용만 있는 약재

• 신온해표약: 해열진통소염 작용 + 강심작용

첫째, 신량해표약은 단순하게 해열진통소염작용이 주작용인 약재군이다.

둘째, 신온해표약은 분류상의 모든 한약이 그렇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약재인 마황, 계지를 중심으로 볼 때 해열진통소염작용의 기본적인 효능과 전신적으로 몸을 데울 수 있는 효능 즉 강심작용이 추가된 약재라고 생각한다.

특히 마황은 심장의 작용이 강렬해 심장이 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상의 주의를 요하는 약재이다.

△청열약은 교감신경억제제와 천연항생물질로 구분

청열약은 약재의 효능에 따라 크게 세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석고, 지모, 치자 등과 같은 것은 부신수질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교감신경의 흥분을 억제하는 성질이 있는 것이다.

둘째, 금은화, 연교 등과 같은 것은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염증을 없애는 천연항생물질이 포함된 것이다.

셋째, 황련, 황금, 황백과 같이 상기의 두 가지 효능을 모두 갖고 있는 것도 있다.

△거풍습약과 이수삼습약은 주로 림프순환을 돕는 약과 이뇨제로 구분

거풍습약과 이수삼습약의 효과는 조직에 과도하게 축적된 체액을 림프순환촉진으로 조직의 부종을 개선하는 기능과 소변으로 수분을 배설해 체내의 수분총량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첫째, 방기, 복령, 저령, 택사 등은 소변의 생성과 배출을 돕는 이뇨제로 구분한다.

둘째, 독활, 의이인, 인진호, 적소두 등은 주로 조직에서 체액순환을 돕는 림프순환을 촉진해 국소부종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림프순환촉진효과는 이후에 설명될 림프계에 따르면 해열진통소염효과를 동시에 갖고 있으므로 해표약인 해열진통소염제로 분류할 수 있다.

△이기약은 주로 방향성 이담건위제로

지실, 청피, 진피 등의 이기약은 주로 방향성이 있는 약재로 방향성 이담건위제로서 담즙의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를 돕는 약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선인들은 밥을 잘 먹고, 소화를 잘 시키는 것이 기를 보충하는 첫 번째 과제로 생각한 것 같다. 이담건위제는 위점막을 자극해 담즙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위점막을 자극하는 방식에 따라 향이 강한 방향성, 쓴 맛의 고미성, 매운 맛의 신미성, 신 맛의 산미성, 짠 맛의 함미성, 기름진 맛, 국소자극이 강한 것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이기약으로 분류되지 않은 약재들 중에서 맛이나 향이 강하면 어떠한 약재든 효과 있는 이기약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온리약은 국소자극제 또는 강력한 이담건위제로

건강, 고량강 등의 온리약은 주로 차가워진 위장을 따뜻하게 데우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신적인 작용보다는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온열효과이다.

그 작용기전을 유추해보면 위점막에 강한 자극을 주는 것으로 위점막이 충혈되고 이는 위점막의 온도를 높이는 효과로 나타난다.

따라서 온리약은 강력한 위점막 자극제이며 동시에 강력한 이담건위제의 역할을겸한다. 온리약의 강력한 위점막 자극제의 효과는 때로는 위산의 과도한 분비를 촉진해 속쓰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위장관운동의 과도한 항진으로 설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소식약은 효소성 소화제로

신국, 맥아, 계내금, 나복자 등의 소식약은 주로 효소성 소화제로 해석한다. 효소성 소화제는 작용기전을 살펴보면 탕제로는 효과가 있을 수 없으며 환제나 산제로 했을 때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화담지해평천약은 거담제, 진해제, 천연항생물질 혼재

길경, 반하, 괄루인, 전호, 죽력, 행인 등의 화담지해평천약은 그대로 번역하면 진해거담제인데 단순한 거담제나 진해제보다는 천연항생물질이 염증을 개선해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줄이는 효과에 거담작용과 진해작용이 복합적으로 혼재돼 있다.

류형준 약사(예스킨 대표)

본초학에 기재돼 있는 약재들을 공부하면서 약재가 단일 성분이 아니라 그 자체로 복합물질이기에 단일효과만 있는 약재도 있고 계지, 마황, 황금, 황련, 황백처럼 여러 가지 효과가 복합적으로 포함된 약재도 있다. 따라서 많은 종류의 약재들을 한 가지 약효군으로만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감염증이나 뇌과학 분야에서는 학문적인 근거의 미약으로 많은 약재의 약효를 유추하는데 오류가 있기도 하다. 그러한 본초학의 약성을 약물학적인 용어로 해석하기에 합리적인 근거에서 무리가 있더라도 많은 이해와 양해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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