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해표약과 해열진통소염제

한약제제를 공부하면서 왜 림프계와 체액순환에 관한 내용을 공부해야 하는지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본초학에서 해표약의 효능을 보면 산한해표(散寒解表), 거풍지통(祛風止痛), 발한해기(發寒解肌), 거풍산한(祛風散寒), 승습지통(勝濕止痛), 발한해표(發寒解表), 발표산풍(發表散風), 해표산풍(解表散風), 통규지통(通竅止痛), 발산풍한(發散風寒), 발한산풍(發寒散風), 해기퇴열(解肌退熱), 소산풍열(疏散風熱), 소산퇴열(疏散退熱) 등 주로 땀을 내게 하고, 열을 내려서 추위를 없애주며, 통증을 줄여주는 효능으로 약물학적으로는 해열진통소염제에 속하는 약물들이 많다고 이미 설명했다. 그리고 대부분 해표약의 해열진통소염작용이 바로 림프순환촉진 효과에 기인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첫째, 해열작용은 피부의 림프순환이 촉진되면 체표의 체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따라서 피부로의 체열공급이 많아지고 피부로의 체열발산이 많아져서 높았던 체온이 정상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둘째, 진통과 소염작용은 림프순환과 통증편에서 다루었다.

그러면 본초학에서 분류하는 신온해표약과 신량해표약의 차이는 무엇인가. 본초학의 분류상 신온해표약으로 분류된 약재가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것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신량해표약은 림프순환촉진 작용만 있는 약재이다. 둘째, 신온해표약은 신량해표약의 효과에 체온을 높이는 기전이 추가로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전신적으로 체온을 높여줄 수 있는 기전은 무엇인가? 해표약의 기전이 림프순환 촉진이라고 했는데 림프순환 촉진 시 체온이 높을 때는 해열작용으로 작용하지만 반대로 국소적으로 체온이 낮을 때에는 같은 원리로 체열의 공급을 원활히 해 체온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작용이 신온해표약으로 분류되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또 계지와 마황 등 신온해표약은 기존의 림프순환 촉진효과와 함께 특유의 강심작용으로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해 전신적인 체온의 상승을 가져온다. 해표제는 아니지만 거풍습약이나 이수삼습약으로 분류된 약재 중 독활, 의이인, 인진호, 적소두 등은 주로 조직내에 과잉 축적된 체액을 림프순환 촉진 효과로 이동시켜서 국소 부종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림프순환 촉진효과는 해표제와 같은 원리로 이미 설명한 것과 같은 해열진통소염효과를 동시에 갖고 있으므로 해열진통소염제로 분류할 수도 있다.

해열진통소염제로 사용되는 자연약인 한약재는 단순한 해열진통소염제라기보다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림프순환촉진 작용에 의한 해열진통소염작용이다. 또 림프순환 촉진으로 나타나는 효과인 부종의 개선, 영양의 불균형 개선으로 세포 활성화와 세포재생 촉진, 노폐물의 배출 촉진, 면역기능 강화, 혈압과 혈당의 조절, 체온조절 등 여러 가지의 효과가 있는 것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제4절 해열진통소염제와 종합감기약

이 단원은 단순하게 해열진통소염제만을 정리한 것이아니라 림프순환 촉진 효과에 따른 해열진통소염제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약효가 추가된 처방을 정리했다. 따라서 가장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첫째, 해열진통소염제를 중심으로 효능효과는 다음과 같다.

1) 단순한 근육통, 관절통, 요통, 슬통
2) 생리통, 복통, 두통, 편두통
3) 발열, 두통, 기침, 가래, 콧물 등의 감기 몸살 증상
4) 복통을 수반하는 소화불량, 설사, 변비 등에 응용이 가능
5) 감염성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천연항생제 처방을 함께 병용하면 더 많은 증상에 응용이 가능해진다.
6) 종합적인 증상의 복잡한 증상인 경우에는 기본적인 증상은 한약제제로, 콧물이나 기침과 같은 증상은 일반의약품으로 조합한 응용도 가능하다.

둘째, 해표제의 림프순환 촉진 효과로 살펴본 새로운 효능효과는 다음과 같다.

1) 림프순환장애로 오는 국소부종이나 전신부종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부종이 있다가 움직이면 풀리는 부종이나 오랫동안 서있어서 생기는 하지부종 등에 사용이 가능하다.

2) 수족냉증과 수장번열, 하복냉 등의 국소적인 체온 이상에 유효하다.

3) 영양 불균형 개선으로 세포의 활성화와 세포 재생촉진, 노폐물 배출촉진, 면역기능 강화 등은 천연항생물질과 함께 사용하면 욕창이나 당뇨병의 하지괴저, 크론병, 베제트병, 아토피, 류마티스 등과 같은 만성적인 염증상태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4) 혈압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5) 흉터 축소와 피멍 제거 이외에도 여러 가지 증상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한약제제가 바로 이번 단원에서 소개하는 작약감초탕, 갈근탕, 형방패독산으로 대표되는 처방군이다.

1. 작약감초탕

작약감초탕은 작약과 감초 두 가지의 약재로 이뤄진 단순한 처방이다. 개인적으로는 군더더기 없는 이러한 처방을 좋아한다. 작약은 근육이완제로서 골격근은 물론 내장평활근이나 기관지 평활근에서도 같은 역할을 한다. 감초는 주성분이 글리시르히진이라는 식물성 스테로이드 물질이 있으니 그냥 식물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류형준 약사(예스킨 대표)

 

 

따라서 작약감초탕은 작약의 근육이완제와 감초의 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작용이 결합된 처방이다. 여기에 계지와 같은 해열소염진통제와 생강과 같은 소화제가 추가되면 감기몸살, 근육통, 신경통 등에 많이 사용하는 계지탕과 유사한 처방이 된다.

해열진통소염제로 한약제제를 합방해도 좋지만 대부분 작약감초탕과 중복되거나 과립의 양이 많아지면 먹기에 부담이 되므로 이브프로펜이나 나프록센과 같은 일반의약품의 해열진통소염제와 병용해도 좋다. 또 작약감초탕의 작약은 골격근뿐 아니라 내장 평활근에 작용해 경련성 복통이나 생리통에 효과가 있으며 또 기관지 평활근에도 작용해 발작성 기침에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감초 역시 작용 부위를 가리지 않으므로 골격근, 내장 평활근, 기관지 평활근에서 작약의 작용을 효과적으로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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